• 이야기
    2019.03.26 20:03

    비 오는 날에 와인 한 잔

    조회 수 52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비 오는 날에 와인 한 잔


    적은 양의 한두 잔의 와인을 즐기는 나에게는 오늘같이 비가 내리는 밤에는 한잔 걸쳐야 하루의 일과를 마친 보람이 있다. 
    이런 날 그냥 누우면 하루 마감에 아쉬움이 느껴져서 잠들기가 수월치 않다. 술이란 마시는 사람에 따라서 약도 되고 독도 되지만, 
    적당한 음주는 '스트레스'받는 생활에 편안한 마음을 얻을 수도 있다. 

    은퇴한 생활이라도 잡다한 생각은 늘 주위를 맴돌아서 잠들기 전에 한잔의 '레드와인'은 편안한 마음과 생각을 갖게 한다. 
    주위에는 건강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분들이 늘어간다. 나 또한 세월을 휘감아 떠나야만 하는 마지막 역까지 건강한 삶을 희망하면서도 
    두려운 기분에 마시는 한 잔은 이로울 수도 있다. 

    그러나 술로 인해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니 강요하지 말고 지나치게 마시지도 말고 즐겁게 각자의 건강에 맞추어 마시면 얼마나 좋은가. 
    나의 술과의 인연은 열 살 남짓부터 어린 시절 심부름으로 시작되었다. 
    할아버지 친구분이 오시는 날은 어김없이 주전자 들고 동네 대폿집을 드나들었다. 
    그 심부름도 이력이 날 즈음에 동네 모퉁이에서 누가 볼까 봐 마음 졸이며 두, 세모금을 마셔보았다. 
    씁쓰름하면서도 들척지근한 맛은 머리가 핑 돌면서 가는 길이 난생처음 땅이 꺼지는 듯했다. 

    감추어질 수 없는 두근두근하는 가슴과 큰 죄를 지은 머슴처럼 얼른 사랑채 미닫이문을 열어 주전자 들이밀고 줄행랑을 쳤다. 
    그 당시의 집 구조는 안방에서 올라가는 '다락' 이란 공간이 있었는데 슬며시 그곳에서 한잠 자고 나면 붉어진 얼굴과 두근거리는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우리 할아버지는 형제 중에 맏이기 때문에 여러 형제분이 모여서 제사를 자주 지내게 된다. 
    자연히 어르신들 밑에서 함께하는 술좌석에도 끼어들게 되었고 술에 대한 예절도 배우게 되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떤 이는 술좌석에서 소란을 피우고 혹은 엉엉 우는 모습도 드물게 보게 되지만 그 모든 것이 과음한 탓이다. 
    적당히 건강에 맞추어 마시면 되고 대화를 즐기며 우정을 나누면 된다. 

    주룩주룩 비 내리는 날 밤에 뒷골목 포장마차에서 고기 굽는 구수한 냄새와 희뿌연 연기를 어깨로 넘기면서 목으로 넘어가는 
    싸한 소주와 함께하던 친구들이 생각나는 밤이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운치 있는 밤에 와인 잔을 앞에 놓고 지나간 젊은 날을 회상하니 그 시절이 새삼 그리워진다.


    • profile
      무지개 2019.03.27 18:46
      무심님 멋있으십니다 항상 무심님 올리시는글을보면서 참많은 위로와 추억이 술을못하는저도 멋을부리고 싶어지는 글이네요 고맙습니다
    • ?
      musim 2019.03.27 20:34
      무지개님,

      예, 어느덧 추억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는 현실에 사는 듯합니다.
      술을 못 하는 분들은 Non-alcoholic beer도 있지요.^^*
      가끔 올리는 글을 잘 보아주시니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84 감동 U-20 월드컵 결승 진출!!! 2 말뚝이 2019.06.11 48
    383 정보 카카오톡 원본 사진 보내기 1 구름 2019.06.09 58
    382 감동 [수정] U-20 월드컵 4강 진출!! 7 말뚝이 2019.06.08 70
    381 알림 사기전화 조심하세요!!! 2 file 나무꾼 2019.06.04 57
    380 알림 New Choir 여름공연 6 file 호담 2019.06.03 101
    379 정보 2019 National Park Photo Contest 2 호담 2019.05.20 62
    378 정보 발 관련 통증 관련한 정보 (족저 근막염, 무지외반증) 4 미셀 2019.05.14 68
    377 정보 백팩킹에서의 넘버2 5 아지랑 2019.05.05 98
    376 감동 코치 코치 산지기님 3 호담 2019.04.23 102
    375 이야기 맥다방과 홈리스 6 musim 2019.04.20 75
    374 웃기 어느 오월과 어머니 날 8 musim 2019.04.18 85
    373 정보 뱃살이 고민이죠!! 2 나무꾼 2019.04.03 92
    372 이야기 겸손과 프랜드쉽 1 musim 2019.04.02 69
    371 정보 허리통증 1 나무꾼 2019.03.28 62
    » 이야기 비 오는 날에 와인 한 잔 2 musim 2019.03.26 52
    369 정보 족저 근막염와 다리 쥐가 잘 나시는 분들에게 유용한 제품 2 file 미셀 2019.03.25 68
    368 정보 산악 다큐멘터리 Meru 1 미셀 2019.03.25 128
    367 정보 California Fire Permit 4 호담 2019.03.21 500
    366 정보 요세미티 등반 다큐멘터리 Free Solo (El Capitan 등반) 2 미셀 2019.03.21 75
    365 이야기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되어지니... musim 2019.03.20 57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35 Next
    /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