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
    2020.04.14 22:46

    산책길 화단과 돌멩이 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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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책길 화단과 돌멩이 아트

     

     

    나의 산책길은 오랫동안 Coyote Hills를 향해 뻗은 둑길을 아무 생각 없이 홀로 걷는 것이 좋았다.

    걷다가 중간쯤에는 큰 아름드리나무가 있어서 벤치에 그림자를 드리우니 시원한 바람에 낮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기에 더없이 좋았다.

    그런데  한여름 어느 날, 별이 빛나는 꿈속에서 깨어나 보니 무언가 휘`익 지나가는데 자세히 보니 여우 새끼가 아닌가!

    여우 새끼가 있다는 것은 근처에 어미도 있을 것 같아 이곳저곳 살펴 가며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그 후부터는 둑길을 가지 않았다. 운동 겸 재미 삼아 뒤로도 걷기에 좋은 코스였고 기분 좋은 낮잠을 즐겨 가며 다니던 둑길이 종종 그리워진다.

     

    그 후 새로운 산책길로 선택한 곳이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시에서 만들어놓은 트레일 사인이 붙어있는 왕복 40분짜리 코스다.

    오른편에는 기찻길이 있어서 안전과 방음을 겸해 담장을 길게 해 놓았다.

    왼편으로는 주거지역인데 그곳에서 차나 사람들이 나와서 담장을 끼고 지나는 길이다.

    언제부터인가 담장을 따라 걷다 보면 그럴싸하게 꾸며놓은 화단을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리 크지 않았는데 날이 갈수록 제법 멋진 화단으로 꾸며놓아서 혹시 시청에서 만들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작년에는 보기 드문 여러 해바라기를 심어서 동네 주민들이 오가며 맞이하는 눈인사로 한 여름의 정취를 온몸으로 느끼게 했다.

     

    올해에도 해바라기와 함께할지 설렘으로 기다려진다.

    간혹 저녁에는 어떤 나이 지긋한 분이 화단을 가꾸는 모습도 보여 칭찬을 하며 지나가기도 했다.

    닷새 전 산책길에서는 반짝이는 '돌멩이 아트'를 여러 개 보게 되었다.

    큼직한 어미 돌에는 해바라기, 동물 그림, 무지개, 하트 등 여러 모양의 꽃을 그려 넣은 것을 보니 감탄스럽다.

    다양한 물감을 먹은 투명한 작은 돌이 표현해낸 모양을 보려는 산책길은 하루에 두 번씩 가기도 했다.

    앞으로는 길에 널려져 있는 하찮은 돌이 돌로 안 보일 거 같다.

     

    그런데, 닷새째 되던 어저께는 아무리 찾아도 예쁜 돌이 보이지 않는다.

    필경 누군가 가져간 것이 틀림없다. 잠시라도 햇빛에 반사되는 돌멩이 아트를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여러 사람이 즐길 수 있게 정성을 들여 그린 사람의 아름다운 배려를 짓밟은 사람이 누구인지!

    그 예쁜 돌들이 어느 집 한구석에 있을 것을 생각하니 찹찹하지만 멋을 한껏 낸 돌과의 인연은 접어야 했다.

    기분도 안 좋은 오후에 '홈디포'로 향했다. 한참을 뱅글뱅글 돌다가 햇볕에 적응하는 화초와 비료를 사갖고 왔다.

     

    드디어 오늘 아침에 손수레에 싣고, 출발이다.

    돌들이 있있던 자리에다 적당한 간격으로 정성껏 묻어주고 물 한 통 뿌려주고 왔으니 산책길에서 반갑게 만나자!

    이제는 너로 인해 물 한 병들고 산책할 구실을 주어서 고맙다.

    어느 '돌머리'로 인해 상처를 받았을 여러분! 

    특히 이곳을 가꾸어가는 분, 돌멩이 아트를 정성껏 그려서 갖다 놓은 분에게 조그만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

     

     

    • profile
      하미 2020.04.16 17:36

      저희도 매일아침 하비하고 1시간 40분코스를
      걷는데 어느날 아침 돌멩이아트를 보았습니다.
      그 긴코스를 양쪽으로 4-5미터 간격으로 이모양
      저모양으로 그린 손길을 생각하며 아침산책이
      더 즐거워 졌습니다 .
      걷다보면 토끼돌멩이 다음에는 십자가가있는교회돌멩이
      하트돌멩이 다음에는 뭘까하는 기대감으로 걷는답니다.
      작은 손길이 이른아침 여러사람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합니다.

    • ?
      musim 2020.04.16 20:30

      하미님,

       

      산행을 참가하지 않는 토요일이 무의미한지가 벌써 두 달째로 접어듭니다.

      평상시에는 하루 쉰다고 해도 다음 주를 기약하면서 지내기가 수월했었는데 기약 없는 규칙을 정해놓으니 갑갑한 마음이 때로는

      먹먹하게 느껴집니다. 우리도 하루 한 번은 산책하러 다니면서 회원들과 지난 시간을 회상하는 시간도 갖게 됩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고국에도 없는 '사재기 파동'을 겪어서인지 주위에 모든 게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식탁에는 언제부터인가 이즈리가 냅킨을 절반으로 싹둑 잘라서 꽂아 놓았는데 사용에  별 지장이 없더군요.

      궁하면 생각하고 생각하면 절약하는 길이 보이는데 그동안 편리와 풍요에 더해 과욕이라는 먼지만 쌓인 생활이었나 봅니다.

      그쪽에도 '돌멩이 아트'로 타인을 위해 좋은 일 하는 분이 많이 있군요.

      고국보다는 비교적 타인을 위해 정성껏 도움을 주는 많은 분을 보게 되며 그 행위에서 행복을 찾는 듯합니다.

      아! 댓글이 아니라 지금 편지를 쓰고 있는 듯합니다. ㅎㅎ

      봄 날씨를 시샘하는 차가운 비가 종종 내립니다.

      하비님과 함께 건강과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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