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동
    2017.01.21 21:10

    우기철 산행

    조회 수 47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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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기철 산행

    춥고 비가 내리는 때에는 사람 마음도 게을러 지기 쉽기에 일찌감치 등록하고 그날이 밝았다. 
    간밤에 바람을 동반한 빗소리를 들으며 기대 반 걱정 반이 섞인 생각을 하며 뒤늦게 잠이 들었다. 
    우기인데도 생각보다 많은 열여섯 분의 산행이 이스트 베이인 Huckleberry Botanic RP & Redwood RP에서 출발이다. 
    이곳은 나에게는 두 번째의 산행지인데도 찾아오는 길은 역시 수월치 않아서 커브진 언덕길을 열심히 오르는데 마음이 급하다.

     
    삼거리에서 'AT&T'로고를 붙인 기사한테 물으니 말없이 꺾어진 엄지손가락을 가리켜 주기에 그쪽으로 갔다. 
    어째 이상한 느낌이 들어 다른 청년에게 물으니 오던 길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친절히 가르쳐 준다. 
    나는 그 기사에게서 확실한 믿음을 가졌는데 그게 아니다. 
    그런데 살아오면서도 믿고 성실하게 보인 사람에게 의외에 실망하게 되는 수가 있기에 씁쓸한 기분을 느낀다. 
    보기에는 그 지역에서 살던가 아니면 수리하러 지나는 신뢰 할 수 있는 회사에 대한 믿음에 상처가 된다. 


    자세히 알려준 청년에게는 고마움을 짙게 마음에 담아 산행지에 도착하니 다른 때에 비해서 넉넉지 않은 십 분 전 아홉시다. 
    도착한 주차장인 아늑한 장소에서는 벌써 많은 분이 하얀 컵을 들고 원 샷에 몰입하고 있다. 
    오늘의 리더인 '엠씨유'가 간단한 음료 파티를 준비해서 흰님들의 몸과 마음을 녹여 주는데 트럭 뒷문을 제친 선반에는 종류가 다양하다. 
    커피, 율무차, 초코파이, 쵸코랫또. 나는 율무차를 두 잔이나 들이켜며 반가운 인사로 토요식구를 맞이하고 '노천 다방'을 떠났다.


    비는 올듯 말듯 종잡을 수 없는 처녀의 마음 같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변덕을 부려 갑자기 쏟아부을 것 같은 총각의 먹구름 같기도 한 스릴있는산행이다. 
    앞에는 이슬비님, KT님 뒷배는 베어님이 인원 파악을 해가며 가는 산행길은 높낮이가 심하지 않으며 
    옆에는 낮은 이끼 낀 나무 사이로 지나는 산행길이 
    이른 아침에 청초한 공기와 함께 몸에 힐링을 더해준다. 
    경사진 옆에는 개울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깊은 산사에 와 있는 느낌을 더 하고 발밑에 축축이 젖은 
    낙엽을 밟으며 굽이굽이 가는 길에 더는 바랄 것 없는 천국의 기분이다. 
    오늘의 사진기사는 멀리서 오신 안나님이 찰칵찰칵 찍어댄다. 
    심심치 않게 믿거나 말거나 북 치는 하비님의 귀한 말씀도 새겨들으며 세시간 가량을 돌아 바람막이가 충분한 곳을 찾아 점심을 나눈다. 


    뜨거운 물 하면 으레 '베어 표'가있으니 늘 짜배기로 산에서 먹는 커피는 그냥 그렇게 하는 '무드'에 젖은지 오래 된다. 
    옆에서는 무슨 '간스매' 같은 통에서 뽑아 드는 이른비님의 통이 궁금해해서 알아보니 보온이 돼는 보온 깡통 밥이었다. 
    확실히 전문가의 밥통은 뭐가 달라도 다른 듯싶다. ㅎㅎ


    오늘은 특별히 많이 불편한 몸으로 장시간 운전을 해 주신 하비님께 고마움을 표합니다. 
    나 같으면 취소하고 쉬었을 텐데... 덕분에 멀리서 오신 네 분과 함께한 산행이 즐거웠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서러운 것이 몸이 아플 때라고 하지요. 
    요즈음에는 특히 독감으로 인한 아픔,
    사업상으로 인한 자유롭지 못한 아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생활로 인한 어려움, 
    이 모두가 우기철에 말끔히 씻겨져 하루속히 보고 싶음을 나누게 되는 는 토요식구의 산행을 기다립니다. 
    회원 여러분 모쪼록 건강에 유의하시고 다음 산행에서 뵙겠습니다. 바이~

     
    • profile
      산. 2017.01.22 08:21

      분위기 있는 마담 mc유의 노천 다방에서 따듯하게 마음을 녹이시고 시작한 훈훈한 산행 이야기가 정감이 있네요
      무심님의 이야기는 그 옛날 다방앞을 지날적에 풍겨나오는 구수한 커피 향처럼,
      골목길 전파상에서 들려오는 귀에 익은 노래 소리처럼 우리들에게 너무나도 친숙하게 다가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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