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
    2021.10.31 22:08

    안개 낀 산행에 든 상념

    조회 수 85 추천 수 0 댓글 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안개 낀 산행에 든 상념

     

    오클랜드에 있는 쭉쭉 뻗은 레드우드 나무 사이를 걷는 날이 밝았다.

    늘 가던 산행지도 타고난 길치로 인해 몇 달만 지나면 내게는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나의 산행길은 녹녹지 않다. 

    모처럼 집에서 가까운 산행지를 일찍 출발하게 되니 자신감과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오클랜드 쪽이 가까워져 올수록 안개를 머금은 약한 이슬비가 살포시 내리는 아침에 운전이 조심스럽다.

    안개가 자욱한 동내를 지나 산등성이를 오르니 '호아킨 밀러' 공원을 마주한다.

    시계를 보니 아직 여덟 점 반도 되지 않았다.

    학창 시절이나 직장생활에서도 일등을 해본 적이 없는데 일등으로 도착하니 아침 기분이 뿌듯하다.

    약한 이슬비가 내리는 것 같기도 하지만, 이런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산행을 한다는 것도 행복함으로 다가온다.

    이곳은 양궁장이 있어 클럽 회원인 친구와 활을 당기는 모습을 보아왔다.

    그의 다양한 취미생활에 부럽게 느껴지기도 했던 곳을 다시 찾으니 그 친구의 소식이 궁금하다.

     

    산길을 오르면서 그동안 스쳐 지나간 다양한 모습의 얼굴이 떠오른다.

    많은 사람 중에도 늘 기억나는 분이 있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있을 인지상정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특별히 생각나는 많은 사람이 떠오르면,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나에게는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철이 들어가는 것이라고도 생각하는데 아직도 세상사 배울 것이 많으니 철이 들려면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어떤 분의 참으로 겸손, 소탈하고 순수한 글과 대화는 기억 속에 오래오래 남아있게 되어 부러움으로 남아 있다.  

    다행히도 그런 점을 느끼게 되는 상황이 점점 늘어간다는 것이 나에게는 철이 들어가는 과정인듯하다.

    뒤돌아보니 내가 산행을 한 지도 십 년이 훨씬 넘었다.

    조그만 가게를 일찍 접고 시작한 오랜 산행에서 많은 산악회 회원과 함께한 것은 더 없는 행운이었다.

    현재 몸담은 시에라 산악회 회원인 것이 자랑스러우며 특별히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시에라 산악회 여러분!

    건강하세요.  

    • profile
      산. 2021.11.01 18:26
      북가주에 살면서 시에라 산악회라는 인연으로 만난 회원님들 덕분에
      저 역시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들과 추억들을 함께 공유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시에라 산악회 회원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건강하시어서 계속하여서 좋은 글도 올려주시고 산행에서도 자주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 ?
      musim 2021.11.02 10:09

      산님,

      시에라 산악회를 창립하신 산님의 노력이 좋은 결실을 보아 자랑스러운 산악회로 발전하였습니다.
      누군가의 노고와 희생이 많은 회원에게는 건강과 행복한 시간을 갖게 하였습니다.
      그동안 이끌어 주신 전임회장단을 비롯한 현재의 훌륭한 회장님과 운영위원님에게도 고맙습니다.

    • profile
      candycandy 2021.11.03 19:50
      무심님의 글은 항상 따듯함이 베어있어 마음이 풍요로워 집니다.
      산악회에서 무심님을 만난것은 저의 행운입니다.
      격려와 배려의 글 항상 고맙습니다.
    • ?
      musim 2021.11.03 21:12

      candy 님,
      또다시 11월이 왔습니다.
      11월은 감사의 계절이라 하는데, 감사는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겠지요.
      그동안 산악회를 이끌어 주시는 덕분에 여러 회원과 즐거운 산행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회장단 활동을 보면서 배워가는 제가 더 고맙습니다. 시에라 산악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04 알림 라프팅 할까요? 12 산. 2016.07.07 201
    603 알림 부고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22 산. 2020.08.22 200
    602 알림 호반님 수술 29 히포 2017.07.09 197
    601 알림 Tahoe Rim Trail 9월18일~20일(금,토,일)20년 2박3일 백패킹. 6 산. 2020.09.02 196
    600 알림 2019 시에라 한인 산악회 포토제닉 공모전 15 file 호담 2019.11.16 196
    599 알림 9월19일(토)20년 Pony Express -Sugar Loaf Trail 9 산. 2020.09.16 194
    598 정보 백지영 엘에이 지역 단독 콘서트 (3/19 토 6 pm) 3 file 호담 2022.03.08 193
    597 제안 3월 TCT (Trans Catalina Trail) backpacking, Catalina Island 3 file bear 2021.02.05 192
    596 정보 신발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하는 방법 2 file 아싸 2016.11.20 192
    595 느낌 망설임과 미안함의 파도를 넘어... 산보 2024.05.02 192
    594 정보 포크 듀엣 "둘 다섯" file 호담 2023.08.04 190
    593 알림 부고 24 6대운영위 2021.12.20 189
    592 알림 10월24일20년(토) Thunder Mt. Trail - Lake Tahoe 7 산. 2020.10.19 188
    591 알림 회원님들에게 알려 드립니다. 31 산. 2016.04.21 188
    590 웃기 큰일 났네요 23 호담 2020.03.31 188
    589 알림 축하합니다! 34 산. 2021.01.10 187
    588 알림 백팩킹: 6/30 (토)~7/1(일) Saddleback Lake and 20 Lakes Basin 2 file 아지랑 2018.06.15 186
    587 알림 마운틴 라이온 27 file 산. 2020.02.26 180
    586 이야기 음력설 산행 14 musim 2020.01.25 179
    585 알림 알림 23 산지기 2018.11.10 17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