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
    2017.09.10 16:54

    생각나는 형님

    조회 수 35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생각나는 형님

    생활하다 보면 애틋한 사연도 있게 됩니다. 나에게는 종종 허전한 마음으로 생각나는 분이 있습니다. 작년 봄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형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간단한 안부의 말씀 뒤에 “여보게! 5월 초에 집에 들를 수 있겠는가?” 
    "예, 그리하지요.” 대답하고 한동안 잊고 있었습니다. 그 집에는 삼 남매가 있었는데 두 자녀는 혼기가 훌쩍 넘은 나이라 그저 결혼을 하나 보다 생각하고 
    소식이 오겠지 하고 잊고 지냈습니다. 그 후 여름이 가기 전에 우연히 아들을 만나서 형님의 안부를 물으니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그때의 참담한 심정은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그저 가슴이 먹먹하고 정신이 혼미해집니다.
     
    "아저씨! 모르셨어요?" “응 몰랐는데…”아들의 눈에는 섭섭한 감정이 묻어나는 눈물이 보입니다. 잠시 후 나는 형님과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사람이 
    장례식장에 오지 않았던 섭섭함의 눈물임을 알아차렸습니다. 일상의 삶에 휘둘려 진작 찾아뵙지 못한 자괴감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분과 나의 관계는 미국에 오면서부터의 인연과 늘 좋은 말씀으로 조언해 주셨기에 더 슬펐습니다. 
    세상에 수많은 사람 중에서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어진 인연을 짙게 남겨놓고 떠나신 분이라 더욱 안타깝습니다. 
    3년 전부터 병환으로 고생하신 분이 마지막 때를 정확히 아시고 내게 전화를 주셨는데 나는 다르게 생각했던 것입니다. 
    늘 조언(助言)을 해 주셨던 분이 떠나셨을 때 그분의 존재감이 내게는 더욱 크게 남아 있습니다. 그분은 정확히 5월 말에 저세상으로 떠나셨습니다. 
    마지막 수화기 넘어서 하신 말씀이 종종 나의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여보게! 오월 초에 집에 들를 수 있겠는가?” ...........
    “아픔이 없는 하늘나라에서 편히 계십시오.”

    • profile
      자연 2017.09.10 19:10
      저희 아버님 생신때면 매해 한국에 다녀오곤 했지요
      돌아가시던 생신 해에는 
       " 내가 내년에도 생일상을 받을지 모르겠다" 미국으로 떠나가는 딸내미 뒤에서 흐리하게 말씀을 하시더군요
      미국집에 온지 몇일 안 되서 오빠한테 연락이 왔어요
      " 아버지가 주무시는거 같이 돌아가셨으니 니가 다녀 간지 얼마 안됐지만, 나중에 원망 들을 까봐 연락을 한거다 "
      연락을 받자마자 그날밤 한국으로 또 날아갔지요 어떨결에 한달에 두번 다녀왔어요
      그래도 마지막 생신때 효도를 해서 인지 죄책감은 없었고 내 설움에 시원하게 목놓아 울었답니다 .
      그당시 연세가 행운에 77세 였어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04 이야기 이런 사람! 1 자연 2017.06.05 62
    503 알림 Bear 의 마음 27 bear 2017.06.05 172
    502 정보 등산화 끈 매는법 4 말뚝이 2017.06.12 72
    501 알림 등산용 숟가락 세트 필요하신분... 2 안나 2017.06.12 58
    500 알림 피크닉 산행지 변경 두루 2017.06.20 42
    499 알림 Lost Coast Trail의 Back up plan 5 두루 2017.07.04 93
    498 인사 개 이야기 2 아싸 2017.07.08 64
    497 알림 호반님 수술 29 히포 2017.07.09 197
    496 제안 8/16/2017 { 수요일 } Angel Island SP 산행 가실분 2 자연 2017.08.13 55
    495 인사 회원 여러분! 4 musim 2017.08.19 85
    494 이야기 둑방길과 쉼터를 차지한 여우 3 musim 2017.09.10 25
    493 이야기 행운을 빕니다! 1 musim 2017.09.10 37
    » 이야기 생각나는 형님 1 musim 2017.09.10 35
    491 느낌 무조건 건강 6 musim 2017.09.13 57
    490 알림 회원님네 가정에 경사가 났어요!! 9 산. 2017.09.14 70
    489 이야기 Organic 세상 1 musim 2017.09.15 42
    488 알림 Doran Beach Camping 3 2대운영위 2017.09.23 87
    487 이야기 고국 방문과 친구 4 musim 2017.09.27 62
    486 이야기 6월의 PCT 5 아지랑 2017.10.04 48
    485 알림 회원님들에게 알려 드립니다. 13 산. 2017.10.05 108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35 Next
    / 35